2026년 1월, 일본 정부의 전기차(EV) 보조금이 129만 엔(약 1,172만 원)으로 인상된 시점에 두 대의 전기차가 새로 시장에 나왔다. 스즈키 e비타라와 닛산 리프다. 둘 다 크로스오버 SUV 타입에 차체 크기도 비슷하다. 제원과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충전 성능이 어떻게 다른지, 여기에 주행 감각까지 더해 비교해 본다.
◆ 보디 사이즈
스즈키 e비타라
전장: 4275mm
전폭: 1800mm
전고: 1640mm
휠베이스: 2700mm
최소 지상고: 185mm
최소 회전 반경: 5.2m
차량 중량: 1700kg~1890kg
닛산 리프
전장: 4360mm
전폭: 1810mm
전고: 1550mm(프로파일럿 2.0 장착 차량은 1565mm)
휠베이스: 2690mm
최소 지상고: 135mm
최소 회전 반경: 5.3m
차량 중량: 1750kg~1920kg

전장은 리프가 85mm 더 길고, 전고는 e비타라가 90mm 더 높다. 하지만 체감하는 전체 크기는 거의 비슷하다. SUV 성능을 전면에 내세운 e비타라는 최소 지상고가 185mm로, 리프보다 50mm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 차 모두 일반적인 하이루프식 기계식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다만 전기차는 같은 차급의 가솔린차보다 무거운 편이라, 일부 주차장에서는 입고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형 리프는 크로스오버 SUV 스타일로 거듭났지만, 해치백이던 이전 세대와 체감 크기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이전 세대 리프: 전장 4480mm, 전폭 1790mm, 전고 1540mm, 휠베이스 2700mm).
◆ 파워트레인 제원

스즈키 e비타라
최고출력: 128kW(4WD는 앞 128kW, 뒤 48kW, 합계 135kW)
정격출력: 64kW(4WD는 앞 64kW, 뒤 31kW)
최대토크: 193Nm(4WD는 앞 193Nm, 뒤 114Nm, 합계 307Nm)
닛산 리프
최고출력: 130kW(B7는 160kW)
정격출력: 70kW
최대토크: 345Nm(B7는 355Nm)
최고출력 수치만 보면 두 차는 거의 비슷하다. e비타라는 후륜에도 모터를 탑재해, 컴팩트 전기차로는 보기 드문 4WD 사양을 마련한 점이 큰 특징이다.
리프에는 4WD 설정이 없지만, 최대토크는 가장 저렴한 B5 그레이드도 345Nm를 발휘해 e비타라를 크게 앞선다. 공차중량은 리프가 약간 더 무겁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가속력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 주행 가능 거리와 충전 성능

스즈키 e비타라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433km(X)~520km(Z 2WD)
교류 전력 소비율: 124Wh/km(X)~144Wh/km(Z 4WD)
닛산 리프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469km(B5 X, B5 G)~702km(B7 X)
교류 전력 소비율: 118Wh/km(B5 S)~133Wh/km(B7 G)
※ 모두 WLTC 모드 기준
두 차 모두 엔트리 그레이드부터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출퇴근 등 일상 주행은 물론, 주말 장거리 이동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치다. 특히 리프는 최상위 그레이드 B7 X에서 702km를 확보해, 사실상 가솔린차에 버금가는 항속거리를 구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충전 성능은 두 차가 거의 비슷하다. 90kW급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약 45분 만에 배터리 잔량을 10~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가정용 등 6kW 완속 충전에서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완충 시간에 차이가 나는데, e비타라는 약 8.5~10.5시간, 리프는 약 10~14시간이 걸린다(두 차 모두 배터리 잔량 경고등이 점등된 상태에서 완충까지 걸리는 시간 기준).
◆ 가격과 라인업

스즈키 e비타라
399만3000엔~
X: 399만3000엔
Z 2WD: 448만8000엔
Z 4WD: 492만8000엔
닛산 리프
438만9000엔~
B5 S: 438만9000엔
B5 X: 473만8800엔
B5 G: 564만8500엔
B7 X: 518만8700엔
B7 G: 599만9400엔
e비타라는 최저가 그레이드 가격을 400만 엔 아래로 억제한 점이 강점이다. 리프 역시 B5 그레이드를 추가하면서 400만 엔대 초반부터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 가운데 가장 긴 주행 가능 거리(702km)를 확보한 리프 B7 X는 518만8700엔으로, 가격 대비 성능에서 특히 돋보인다.
정부 보조금 129만 엔을 반영하면 e비타라는 실질적으로 270만3000엔부터, 리프는 309만9000엔부터 구입할 수 있다. 여기에 거주 지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더해질 수 있어, 지원 규모에 따라 상위 그레이드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또한 리프에는 전용 내·외장 사양을 갖춘 커스터마이즈 모델 AUTECH(오테크)도 준비돼 있다. AUTECH B5는 616만2200엔, AUTECH B5는 651만3100엔이다.
◆ 주행 감각의 차이

주행 성격에서는 두 차가 뚜렷이 다른 인상을 남긴다.
e비타라는 묵직한 조향감과 높은 차체 강성이 전해지는 단단한 주행이 특징이다. 대용량 배터리라는 무거운 부품을 지탱하기 위해 서스펜션을 제법 단단하게 조율한 느낌이지만, 요철을 지날 때 실내로 전해지는 충격은 의외로 크지 않다. 직진은 물론 코너링에서도 운전자가 의도한 라인을 정확하게 따라가는 안정적인 거동을 보여준다.
e비타라 특유의 주행 감각을 더욱 뚜렷하게 느끼고 싶다면 전동 4WD 시스템 ‘ALLGRIP-e’가 제격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구동력을 가변 배분하고, 코너링 시에는 뒷바퀴를 적극적으로 구동해 더 안정적인 선회를 돕는다. 합산 출력 수치는 2WD와 큰 차이가 없지만, 전체적인 주행 감각은 한 단계 더 고급스럽게 다가온다. 험로에서 부드럽게 빠져나올 수 있는 본격적인 트레일 모드 역시 4WD 모델에만 제공된다.
반면 리프는 처음 손에 잡히는 조향감부터 경쾌하다. 더 큰 토크를 바탕으로 차체 움직임도 한결 가볍고 민첩하게 느껴진다. 운전자는 STANDARD, ECO, SPORT, PERSONAL 네 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SPORT 모드에서는 스티어링이 더 묵직해지고, 강렬한 가속을 체감할 수 있다. PERSONAL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반응과 가속 감도를 세밀하게 조정해 자신의 취향에 맞출 수 있다.
새로 추가된 인텔리전트 디스턴스 컨트롤은 신형 리프의 주행을 한층 편안하게 만드는 장비다. 앞차를 인식해 회생제동을 활용하며 차간 거리를 부드럽게 조절해 주는데, 시내나 정체 구간에서는 사실상 가속 페달만으로 속도를 맞추며 달릴 수 있어 피로 경감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고속도로에서 핸즈오프 주행까지 가능한 프로파일럿 2.0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리프만의 경쟁력이다.
편의 사양에서도 두 차는 각자 매력을 갖췄다. e비타라는 겨울철에 특히 유용한 스티어링 히터와 시트 히터를 갖추고 있으며, 리프는 닛산 최초의 조광 기능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로 밝고 개방감 있는 실내를 구현한다. 결국 선택은 취향과 용도에 달려 있다. 실제 차량을 눈으로 확인하고, 직접 시승해 본 뒤 자신에게 맞는 한 대를 골라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