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하는 애차의 오디오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운전자들을 위해, 어떤 제품을 골라야 할지 핵심 포인트를 짚어 주는 연재 코너다. 지금은 외장 파워 앰프를 어떻게 선택할지 설명하는 중이다. 지난 회에서는 외장 파워 앰프에는 여러 가지 ‘동작 방식’이 존재한다는 점을 다뤘다. 이번에는 그 후속편이다.
◆ D급의 'D'는 '디지털'의 D가 아니다!?
앞서 설명했듯, 외장 파워 앰프에는 동작 방식의 차이가 있다. 자동차용 카 오디오 시장에서 주로 쓰이는 것은 A급, AB급, D급 세 가지다. 이 가운데 A급과 AB급은 같은 계열로 묶이고, D급만 성격이 다른 특수한 타입에 속한다.
많은 이들이 D급의 'D'를 '디지털(digital)'의 D라고 여기지만, 엄밀히 말하면 틀린 해석이다. 동작 방식을 구분하기 위해 붙인 알파벳은, 발명된 순서를 나타내는 일종의 기호에 가깝다. A급, B급, C급, D급 순으로 개발됐고, 그 과정에서 A급과 B급의 장점만을 취한 AB급이 별도로 탄생했다.
참고로 D급은 대략 다음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음악 신호를 고속 온/오프 스위칭(펄스 폭 변조: PWM) 신호로 변환하고, 트랜지스터를 ‘스위치’처럼 동작시키면서 증폭을 수행한다.
◆ D급은 음악 신호를 '0'과 '1'로 바꾸지 않는다. 결국 ‘아날로그’다!
이런 구조이기 때문에, D급은 음악 신호를 0과 1의 디지털 데이터로 처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의 ‘디지털 앰프’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다만 동작 원리에는 디지털적인 요소가 강하게 들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앰프라는 표현이 완전히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는 아날로그 신호를 다루는 방식에 가깝다.
이 방식에는 몇 가지 분명한 장점이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효율이 높고, 발열이 적으며, 소형화에 유리하다는 점이다.
한편 A급과 AB급 파워 앰프는 비용을 들인 만큼 성능이 치솟는 구조다. 그래서 부품과 설계를 아끼지 않은 초고가 하이엔드 제품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D급은 투입한 비용과 성능 향상이 A급·AB급처럼 비례해서 올라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D급 영역에서는 그런 초고가 하이엔드 제품군이 사실상 형성돼 있지 않다.
다르게 말하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임에도 의외로 뛰어난 성능을 들려주는 모델이 D급에 많이 포진해 있다는 의미다.
◆ D급은 가성비가 뛰어나고 설치성이 좋아, 입문 장벽이 낮다!
이처럼 D급 외장 파워 앰프 중에는 가성비가 뛰어난 모델이 유독 많다. 합리적인 예산으로도 좋은 소리를 끌어내고 싶다면, 먼저 D급 라인업부터 훑어보는 편이 현명하다.
D급 파워 앰프는 효율이 높기 때문에 고출력 설계가 수월하고, 그 덕분에 서브우퍼용 외장 파워 앰프에도 D급이 널리 채택되고 있다.
또 높은 출력에 비해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초소형 모델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렇게 본체가 작아질수록 설치 자유도는 커진다. 예를 들어, 글러브박스 안에 들어갈 정도로 컴팩트하게 설계된 모델도 있다. 이런 구성이 가능해지면 각종 배선 길이를 짧게 가져갈 수 있고, 그만큼 장착 공임도 줄어든다.
한때는 D급이 음질 면에서 뒤처진다는 인식이 강했고, 풀레인지용 D급 앰프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현재 시장에서는 D급의 음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상당 부분 지워졌고, 실사용에서 만족도를 주는 제품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번 회는 여기까지다. 다음에는 외장 파워 앰프를 고를 때, 스펙 표를 어떻게 읽고 해석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