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한국 소방청에 무인 소방 로봇을 기증했다. 현대차와 기아, 소방청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재난 대응 플랫폼이다.
무인 소방 로봇은 건물 붕괴, 폭발, 고온, 유독 가스, 짙은 연기 등 각종 위험 요소 탓에 소방관이 접근하기 어려운 화재 현장에 먼저 투입된다. 원격 조종으로 현장 상황을 확인·평가한 뒤 화점에 접근해 직접 진화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소방관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
무인 소방 로봇은 군사용으로 개발된 다목적 무인차량 ‘HR-SHERPA’를 기반으로, 원격 조종 기능과 시야 강화, 열 관리 패키지를 통합한 ‘무인 전동화 기술’을 탑재했다. 고온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차체에는 자체 살수 냉각 시스템과 단열 구조를 적용했고, 최대 800도의 열을 견디는 내열 성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와 전기 제어 시스템이 극한의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뒷받침한다.
주요 기술로는 주변 지형과 장애물을 인식해 충돌 위험을 최소화하는 첨단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최고 속도는 시속 50km로, 앞뒤 60%, 좌우 40%의 경사까지 올라갈 수 있어 지하 주차장이나 물류창고 경사로 등 경사진 지역에도 진입이 가능하다. 최대 300mm 높이의 수직 장애물도 넘어설 수 있다.
AI 시야 강화 카메라는 단파·장파 적외선 열화상 센서를 활용한다. 짙은 연기와 고열로 시야 확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정확한 실시간 영상을 송출해, 지휘와 구조에 필수적인 상황 인지 정보를 제공한다.
고압 자기발광 호스릴은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빛을 내는 축광 특성을 갖춘 차세대 소방 호스다. 시야가 극도로 제한된 현장에서 소방관들은 통상 호스를 따라 진입 방향을 가늠하고, 그 호스를 따라 탈출 경로를 확보한다. 이 호스는 지하 공간처럼 시야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발광하거나 빛을 반사해 탈출 경로를 또렷이 드러내고, 진입 팀이 보다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6륜 인휠 모터 시스템은 현대모비스의 전동 파워트레인 기술로, 여섯 개 바퀴 각각에 모터를 배치한 구조다. 이 덕분에 차량은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할 수 있어, 좁고 복잡한 공간에서도 뛰어난 기동성을 발휘한다. 방수·방진 설계를 적용한 전기 모듈로 내구성도 크게 끌어올렸다. 별도의 구동 샤프트가 필요 없어 구동 효율과 제어성이 개선됐고, 라스트마일 물류 로봇이나 자율주행 셔틀처럼 저속 정밀 조향이 요구되는 다른 모빌리티 분야에도 폭넓게 응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무인 소방 로봇은 단순한 진화 장비를 넘어, 재난 현장을 디지털화하는 ‘데이터 획득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핵심적인 가치를 갖는다. 앞으로는 연기량, 화재 규모, 온도 등 현장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이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함으로써 한층 고도화된 ‘화재 대응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