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부터 기존의 원동기장치자전거 1종에 새로운 구분이 신설됐다.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졌듯,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신기준 원동기장치자전거’라는 새로운 차종 구분이 생겼다. 배기량 50cc 이하의 기존 원동기 바이크(원동기 1종)는 갈수록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감당하기 어렵고, 규제에 맞추려 하면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비용 상승과 성능 저하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배기량이 50cc 초과 125cc 이하인, 통상이라면 원동기 2종으로 분류되는 차량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원동기 1종과 동일하게 취급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이를 계기로 일본 내 주요 제조사들은 50cc 모델 생산을 중단했고, 현재는 혼다와 야마하가 기존 원동기 2종 모델을 기반으로 신기준 원동기에 맞는 사양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신기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정리하면, 현시점 기준으로 다음과 같다.
● 주요 차량 조건
・배기량 50cc 초과 125cc 이하
・최고출력 4.0kW(≒5.4ps) 이하
● 운전 가능한 면허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 보통자동차 면허
※ 소형한정 보통이륜(소형이륜) 면허는 필요 없음
● 적용 교통 규칙
・법정 최고속도 시속 30km/h 이하
・2단계 우회전 의무
・2인 승차 금지
・최대 적재량 30kg 이하
・번호판은 테두리 없는 흰색
※ 즉, 배기량 50cc 이하 원동기와 동일한 취급
● 장점
・배기량이 50cc보다 커지면서 생기는 여유 있는 엔진 파워
・차체 크기가 제공하는 우수한 주행 안정성
● 단점
・차체가 커지면서 늘어난 중량과 높아진 시트고
・상승한 차량 가격
◆ 원동기 사용자는 누구인가
언론이 신기준 원동기를 다루기 시작하자, “굳이 제약이 많은 모델을 탈 바에야 소형 이륜차 면허를 따면 되지 않느냐”는 반응이 빠지지 않고 나온다.
그 말에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일 수 있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려 보자. 이를테면, 교외, 쉽게 말해 시골에 사는 60세 여성으로, 작업장 오가거나 장을 보러 나갈 때 원동기가 없으면 일상이 돌아가지 않는 사람을 떠올려 보자.
이런 원동기 사용자에게 “운전학원에 다니면 된다”, “소형 이륜으로 바꾸면 투어 범위가 넓어진다”, “시속 60km까지 낼 수 있어 더 편하다”는 말은 전혀 와닿지 않는다. 이들에게 당면한 과제는 오늘 해야 할 밭일, 내일 장을 보러 갈 발, 다음 주 병원에 갈 발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문제다.
물론 다른 이동수단이나 전기차(EV)가 선택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미 몸에 익은 내연기관 바이크를 계속 타고, 단골 동네 바이크 가게에서 오일을 갈고 펑크를 수리받으며, 첨단 장비보다 단순한 조작을 선호한다면 신기준 원동기는 ‘최고의 선택’까지는 아니라 해도, 곧바로 갈아탈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 가운데 하나다.
◆ 혼다의 신기준 원동기 ‘슈퍼 커브 110 라이트’
이런 배경 속에서 등장한 모델이 바로 혼다 ‘슈퍼 커브 110 라이트’다. 혼다는 신기준 원동기에 맞춘 모델로 이 외에도 ‘슈퍼 커브 110 프로 라이트’, ‘크로스 커브 110 라이트’, ‘디오 110 라이트’까지 총 4기종을 라인업에 올렸고,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슈퍼 커브 110 라이트는 원동기 2종 모델인 ‘슈퍼 커브 110’을 기반으로, 출력을 낮춰 신기준에 맞춘 버전이다. 배기량은 그대로 109cc를 유지하면서, 최고출력은 4.8ps/6000rpm(슈퍼 커브 110: 8.0ps/7500rpm), 최대토크는 6.9Nm/3750rpm(슈퍼 커브 110: 8.8Nm/5500rpm)으로 다시 세팅했다.
차체 크기, 시트고 738mm, 차량 중량 101kg 역시 슈퍼 커브 110과 같다. 2024년 12월에 파이널 에디션이 설정된 ‘슈퍼 커브 50’(배기량 49cc)과 비교하면 시트고는 3mm 더 높고, 차량 중량은 5kg 더 무겁다. 그 대신 엔진에는 훨씬 여유가 있다. 참고로 슈퍼 커브 50의 제원은 시트고 735mm, 차량 중량 96kg, 최고출력 3.7ps/7500rpm, 최대토크 3.8Nm/5500rpm이다.
◆ 중량 증가와 시트고 상승, 슈퍼 커브 50과 비교해도 어색함 없다
슈퍼 커브 110 라이트로 출발해 스로틀을 열고 닫으며 1단에서 2단, 2단에서 3단, 이어 4단까지 시소식(앞뒤로 밟는) 변속 페달을 밟아 올려 본다. 가속감에는 부족함이 전혀 없다. 계기판으로 시선을 떨어뜨리는 순간, 빨간 인디케이터가 깜빡인다. 경쾌하게 또르르 울리는 엔진의 박동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어느새 법정 속도에 성큼 다가가 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나오는 회전수를 낮추고, 일상적인 주행 영역, 즉 법정 속도 범위 안에서 힘을 집중하도록 세팅한 이 엔진은 의도한 그대로의 효과를 낸다. 그러면서도 속도제한장치가 개입하는 영역까지 매끄럽게 가속을 이어 간다. 도심의 평균적인 교통 흐름에서는 자연스럽게 흐름을 탈 수 있고, 때로는 살짝 앞서 나갈 여유까지 준다. 물론 그렇게 해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
차체의 탄탄한 느낌, 직진 안정성, 전륜 ABS의 제동력 모두 수준이 높다. 중량 증가와 시트고 상승도 슈퍼 커브 50과 비교했을 때 거의 이질감이 없다. 종합해 보면, 동력 성능은 일상 주행에 필요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 플러스 10만 엔의 벽
신기준 원동기 모델의 상당수는 철저히 실용성을 보고 선택된다. 갖고 싶다, 말다를 두고 취미로 고르는 물건이 아니라, 매일의 삶을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만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이동 수단이다. 말 그대로 생활필수품에 가깝고, 생활필수품이라면 가능한 한 저렴하게 장만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차체 가격 34만1,000엔(약 3,10,727원)은, 슈퍼 커브 50의 24만7,500엔(약 2,24,857원)과 비교했을 때 유일하면서도 가장 큰 장벽으로 다가온다.
■ 별점 평가
동력 성능: ★★★★
핸들링: ★★★★
다루기 쉬움: ★★★★★
쾌적성: ★★★★
추천도: ★★★★
이타미 다카히로|모터사이클 저널리스트
1971년 교토 출생. 1998년 네코 퍼블리싱에 입사해 2005년 동사가 발행하던 2륜 전문지 ‘클럽맨’ 편집장을 맡았고, 2007년 퇴사했다. 이후 프리랜서 라이터로 활동하며 2륜과 4륜 매체를 중심으로 기사를 써 오고 있다. 레이싱 라이더로도 활약해, 맨섬 TT와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클라임, 스즈카 8시간 내구 로드레이스 등 국내외 레이스에 출전했다. 서킷 주행 행사와 시승회에서는 인스트럭터 역할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