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마린 이벤트 ‘재팬 인터내셔널 보트쇼 2026’이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슬로건은 ‘더욱 바다가 가까워지는…’. 마린 레저와 바다 자체의 매력을 전면에 내세운다. 메인 행사장은 파시피코 요코하마로, 총 5개 venue를 활용해 최신 보트와 수상 오토바이 전시는 물론 다양한 체험형 이벤트를 선보인다. 가족이 함께 하루를 보내기에도 충분한 구성이다.
최근 마린 레저를 둘러싼 환경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가족 단위의 이용이 늘고, 시니어층이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서며, 보트 면허를 따는 여성도 증가하면서 시장 저변이 서서히 넓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에 맞춰 보트쇼는 가족과 여성 관람객이 마린 라이프의 매력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수 마련했다.
선박 면허가 없어도 보트 조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이미 면허는 있지만 실제 조종이 서툴러 불안한 사람을 위한 ‘탈 페이퍼드라이버’ 보트 조종 체험 등 실전형 콘텐츠도 운영된다.
◆ 5개 venue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마린 레저
메인 행사장인 파시피코 요코하마에서는 야마하 발동기를 비롯해 각 제조사가 최신 보트와 수상 오토바이, 선박용 엔진, 신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메인 스테이지에서는 인기 해양 전문가 ‘사카나군’의 토크쇼(21일 13시 10분), 재팬 보트 오브 더 이어 2025 대상 발표 및 시상식(19일 12시 30분) 등 요일별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마리나에서는 전장 10미터 이상 대형 선박을 중심으로 계류 전시를 진행하고, 플레저 보트 승선 체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어린이를 위한 미니 보트와 SUP 등 네 가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밖에 아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마린 파크를 마련하고, ‘빌리지’ 구역을 통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매력을 소개한다. 고급차 브랜드의 차량 전시도 함께 열린다.
파시피코 요코하마 인근 푸카리 선창에서는 범선 ‘미라이’ 승선 체험과 전기 보트 시승 행사도 진행된다. 범선 미라이에서는 ‘마스트 오르기’, ‘바우스프리트 건너기’, ‘세일 드릴(전범·접범)’은 물론, 요코하마항 내를 도는 체험 항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일본마루 시카야크 파크에서는 입문자를 위한 시카야크 체험이 운영된다. 핫케이섬 마리나에서는 세일링 커터 승선 체험과 함께, 고래의 생태를 배우는 ‘고래 캠프’도 연다.
◆ “바다에 갈 생각 자체가 없다” 깊어진 ‘탈바다’에 제동 걸 수 있을까
보트쇼 주최 단체인 일본마린사업협회는 2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쇼의 특징을 소개하며 관람을 독려했다.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장기 침체에 빠진 마린 업계의 현주소를 짚었다.
협회 금자 진조 전무이사는 심각한 ‘탈바다’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수욕객 수는 1985년 3,790만 명을 정점으로, 2023년 430만 명 수준까지 40년 사이 90% 가까이 줄었다. 해수욕장 수도 400곳 가까이 사라졌다. “바다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 자체가 해마다 줄어드는 가운데, 애초에 바다에 갈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 큰 이유라는 설명이다.
보트 판매량도 감소세다. 2021년 1,224척을 기록한 뒤 2025년에는 851척 수준까지 줄었다. 수상 오토바이 역시 약 10년 사이 연간 판매량이 2,000대 가까이 감소했다. 보트 보유 대수는 2000년 정점 당시 43만 9,000척이었지만, 2024년에는 20만 6,000척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났다. 금 전무이사는 보트 면허 취득 인구 감소와 가격 상승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런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려면, 바다의 즐거움과 보트·요트 레저의 매력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고 어떻게 전달할지를 근본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 와타나베 가쓰아키 회장도 “국내 마린 시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결코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라고 운을 뗐다. 수요 부진, 참가 인원 감소, 오너층 고령화 등 업계 전체가 장기 과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단순히 시장 확대만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보트 레저에 관심을 갖는 사람을 늘리고, 미래를 향해 그 싹을 키워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시대가 오더라도 바다의 즐거움, 보트와 요트로 즐기는 레저의 본질적인 매력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이 바다를 접할 기회를 늘리고, 직접 체험하는 인구를 키워 자연스럽게 ‘바다에 나가고 싶다, 보트를 타고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보트쇼에 대해서는 “가족 관람객이 하루 종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바다가 있는 시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구상도 밝혔다.
◆ 마린 업계 ‘얼굴’로 나선 미스 재팬 ‘바다의 날’ 노구치 에코
이날 협회는 바다의 매력을 알리는 마린 업계 홍보대사 ‘2026 JMIA 마린 앰배서더’도 발표했다. 2026 미스 재팬 ‘바다의 날’ 타이틀을 가진 노구치 에코가 선정돼, 바다가 지닌 매력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노구치의 아버지는 세계적인 등반가 노구치 켄이다. 노구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전 세계의 산을 올랐다. 그런 그가 왜 ‘산’이 아니라 ‘바다’를 선택했을까. 그는 “왜 바다인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산에 있으면 바다가 그리워집니다. 얼음의 세계에는 냄새가 없어서 소금기 머금은 바닷바람이 그리워지고, 산에서는 생선을 먹기 어렵다 보니 초밥이 먹고 싶어져요.” 그러면서 이를 계기로, 줄어드는 일본 수산 자원을 지키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타루이카(반딧불 오징어) 조업에 동행했던 경험도 풀어놓았다. “어부가 ‘에코 씨, 보세요’라고 해서 바다를 바라보니, 호타루이카가 푸른빛을 발하며, 바다가 마치 천연 일루미네이션처럼 반짝이고 있었어요. 이런 풍경은 바다에 나오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알면 알수록 바다는 떠날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이어 “알게 되는 순간, 비로소 물결이 일어난다”며 “바다의 매력과 즐거움을 아이부터 어른까지 많은 분에게 전하고, ‘다시 바다에 가보고 싶다’고 느끼는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재팬 인터내셔널 보트쇼 2026은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venue는 파시피코 요코하마 전시홀(실내 전시),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마리나(부유식 전시), 핫케이섬 마리나(체험 전용), 일본마루 시카야크 파크(체험 전용)다. 입장료는 일반 2,000엔(약 1만 8,180원, 중학생 이하 무료, 2개 venue 공통)이다. 주최 측은 약 5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