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는 도쿄과학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실리콘 기반 양자비트에 마이크로파를 연속으로 쏘고 그 위상까지 정밀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구동 방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양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동시에, 양자 계산에 필요한 기본 연산을 설계한 대로 수행하게 하는 정밀도(게이트 충실도)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반도체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노이즈에 취약한 실리콘 소재에서도 게이트 충실도 99.1%를 입증했다.
통상 사용되는 실리콘은 재료에 극미량 포함된 29Si 동위원소에서 발생하는 노이즈 때문에 양자 상태가 쉽게 흐트러지는 것이 큰 과제로 지적돼 왔다. 이를 피하기 위해 29Si 동위원소를 줄인 전용 실리콘 재료를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돼 왔지만, 소재 조달과 양산성 측면에서 여전히 난제가 남아 있었다.
히타치는 그동안 마이크로파를 연속적으로 조사해 노이즈 내성을 높이는 Concatenated Continuous Drive(CCD) 기술을 연구해 왔다. 이번에는 여기에 더해 마이크로파의 위상까지 제어함으로써, 범용 실리콘 재료만으로도 양자 상태를 더 오래 유지하고 안정적으로 양자 연산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기술은 먼저 양자비트에 마이크로파를 연속 조사해, 노이즈의 영향을 덜 받는 상태(드레스트 상태)를 만든다. 이어 마이크로파의 위상을 시간에 따라 변조해 한 겹 더 제어를 얹어, 한층 안정적인 상태(이중 드레스트 상태)를 형성한다. 이 같은 ‘연속 조사+위상 변조’ 방식으로 외부 노이즈의 영향을 평균화해, 시스템에 오차가 쉽게 축적되지 않도록 한다.
그 결과, 29Si 동위원소에서 기인한 노이즈는 물론, 마이크로파 세기의 미세한 변동과 같은 제어계 노이즈의 영향도 크게 줄어들어 양자 상태를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아울러 위상 변조를 정밀하게 다룸으로써, 양자 계산에 필요한 기본 연산을 높은 정밀도(게이트 충실도)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검증했다.
이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널리 쓰이는 실리콘 재료만으로도 양자비트를 고정도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산성과 대규모 확장 측면에서 뚜렷한 강점을 지닌다. 또한 외부 노이즈와 소자 간 편차에 대한 내성이 높아, 다수의 양자비트를 집적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제어 편차를 흡수해 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런 특성 덕분에 향후 대규모 실리콘 양자컴퓨터를 떠받칠 핵심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히타치는 한층 복잡해질 미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NEXT’ 영역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양자 분야에서는 이화학연구소(리켄)를 비롯한 국내외 파트너들과 손잡고, 기술의 사회적 구현을 가속하고 있다. 특히 2027년의 실리콘 양자컴퓨터의 클라우드 공개를 목표로, 산학연·정부 협력과 국제 표준화를 병행하며 사회와 산업 현장의 과제 해결에 양자 기술을 적극 투입할 수 있도록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히타치는 양자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 전환을 이끄는 데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성과는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주요 국제 학술지인 「npj Quantum Informatio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