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네사스전자(ルネサスエレクトロニクス)는 3nm FinFET 공정을 사용한 구성 가능한 TCAM(삼진 콘텐츠 주소 지정 메모리, Ternary Content Addressable Memory)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집적·저전력·기능 안전성 강화를 동시에 구현해 차량용으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성과는 2월 15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고체소자회로학회 ISSCC 2026에서 발표됐다.
5G 확산과 클라우드·엣지 컴퓨팅 확대에 따라 네트워크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TCAM에는 256비트×4096 엔트리급의 대규모 구성을 포함해 다양한 아키텍처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종전처럼 하드 매크로에만 의존해 용량을 키우는 방식으로는, 뱅크와 리피터가 늘어나 주변 회로 면적이 불어나고 타이밍 수렴도 어려워지는 한계가 있었다.
검색 과정에서 소비 전력이 증가하는 점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여기에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ISO26262 등 기능 안전 규격을 만족시키기 위해 한층 높은 수준의 세이프티 커버리지가 요구된다.
새로 개발된 TCAM 하드 매크로는 검색 키 폭 8~64비트, 엔트리 깊이 32~128의 비교적 작은 단위를 메모리 컴파일러 형태로 지원한다. 이 범위를 넘어서는 구성(예: 256비트×4096 엔트리)은 이 하드 매크로와 툴 기반 소프트 매크로 자동 생성 기술을 조합해, 단일 매크로로 넓은 주소 공간을 처리할 수 있는 구성 가능한 아키텍처를 구현했다.
그 결과, 하나의 칩 안에서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다양한 TCAM 구성을 유연하면서도 고집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메모리 밀도는 업계 최고 수준인 5.27Mb/mm²를 달성했다.
하드 매크로 내부에는 전 미스매치 검출 회로를 탑재하고, 2단 구조의 파이프라인 검색 방식을 적용했다. 1단 검색 결과에 따라 2단 검색을 계속할지 중단할지 제어함으로써, 불필요한 검색을 줄이고 전력 소모를 억제한다.
예를 들어 64~256비트×512 엔트리 구성에서는 검색 에너지 절감 효과가 두드러진다. 매크로 열(비트 폭) 방향에서 키를 분할해 수행하는 파이프라인 검색(키 분할 적용·64비트 초과)에서는 최대 71.1%, 매크로 행(엔트리 깊이) 방향에서 키를 분할하지 않고 수행하는 파이프라인 검색(키 분할 미적용·64비트 이하)에서는 최대 65.3%까지 검색 에너지를 줄였다.
이 같은 단계적 설계 덕분에 256비트×512 엔트리 구성에서 검색 에너지는 0.167fJ/bit(펨토줄/비트)까지 낮아져 저전력 특성을 확보했다. 타이밍 부하도 분산되면서 클록을 더 빠르게 동작시킬 수 있어, 검색 속도는 1.7GHz에 도달했다.
그 결과, TCAM의 종합 성능 지수(Figure of Merit, FOM: 밀도×속도÷에너지)는 53.8을 기록해, 기존 연구와 비교해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여줬다.
TCAM에서는 동일 주소의 비트 셀들이 물리적으로 밀집해 있기 때문에, 소프트 에러가 발생해 더블 비트 에러로 이어질 경우 기존 SECDED(단일 오류 정정·이중 오류 검출) 방식의 ECC(오류 정정 코드)로는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기술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했다. 사용자 데이터와 ECC 패리티로 구성된 데이터 버스를 홀수 버스와 짝수 버스로 분리해 메모리 셀 간 물리적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더블 비트 에러를 사실상 단일 비트 에러 수준으로 억제해 정정 가능하도록 했다. ECC 패리티는 전용 SRAM에 저장하고, TCAM과는 별도의 주소 디코더를 두어 TCAM에 데이터를 쓸 때 잘못된 주소가 선택되는 오류까지 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차량용 시스템에서 요구되는 기능 안전 커버리지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이번 TCAM은 검색 키 폭과 엔트리 깊이를 폭넓게 설정할 수 있는 유연한 구성을 제공하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이고 기능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용 시스템은 물론, 센서와 프로세서 간 고속 데이터 교환이 이뤄지는 산업용 장비와 소비자용 기기에서도 높은 활용 가치를 가질 전망이다.
루네사스는 앞으로도 대용량·저전력·고신뢰성을 갖춘 메모리 아키텍처 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