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등장한 경량 스포츠 바이크, 지크사 SF250!

이타미 타카히로 | 2026.02.10

스즈키의 250cc 로드 스포츠 ‘지크서 SF250’을 시승했다. 차체 크기, 출력, 핸들링 모두 손 안에 들어오는 느낌이면서도 주행에서 아쉬움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잘 만든 라이트웨이트 단기통 스포츠 바이크다.

◆ 제대로 평가해야 할 ‘가벼움’과 ‘슬림함’

지크서 SF250은 2020년 4월에 출시됐다. 그 전해 ‘도쿄 모터쇼 2019’ 스즈키 부스에서는 엔진만 선공개됐는데, 냉각 방식으로 오일쿨링을 채택했다. 1401cc 오일쿨링 직렬 4기통을 탑재한 ‘GSX1400’(2008년) 이후 오일쿨 시스템이 다시 등장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이번 엔진은 대배기량도, 멀티 실린더도 아니다. 250cc 배기량의 SOHC 단기통으로, 예전 오일쿨 엔진과는 구조적으로 크게 다른 완전 신설계 유닛이다. 이를 스틸 파이프 프레임에 매달아 탑재하고 풀 카울을 씌우면서도, 장비 중량을 158kg으로 억제했다.

논카울 구조였던 옛 오일쿨 단기통 ‘구스 250’(1992년)은 건조 중량 139kg, 장비 중량 약 157kg을 내세웠다. 각종 규제와 안전 장비로 현대 바이크들이 비대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지크서 SF250의 가벼움과 슬림한 차체는 분명 높이 평가해야 할 수치다.

◆ 뛰어난 시야와 날카로운 스타일링

시트에 올라타면 가장 먼저 와 닿는 건 시야가 시원하게 트인 느낌이다. 과도한 전경 자세를 강요하지 않는 세퍼레이트 핸들 앞에는 플라이 스크린이라 불러도, 미터 바이저라 불러도 될 정도의 소형 윈드 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크기는 상당히 얌전하지만, 이 스크린 덕분에 뛰어난 개방감이 살아나고, 차체의 날카로운 실루엣도 한층 강조된다.

여기에 절삭 가공을 더한 엔케이 휠, 브론즈 컬러로 도색한 엔진, 스윙암 마운트 타입 펜더 같은 디테일이 더해지며, 차체 전체의 포름이 한층 단단하고 응축된 인상을 준다.

◆ 스로틀과 시프트로 주행을 ‘조립’하는 재미

데뷔 이후 기본 설계는 크게 손대지 않았지만, 2023년 배기가스 규제 대응 과정에서 출력 특성이 조금 바뀌었다. 최고출력 수치는 26ps로 같지만, 그 최대출력 회전수는 9000rpm에서 9300rpm으로 300rpm 상승했다. 스즈키가 굳이 내세우진 않았지만, 환경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과도 영역의 응답성도 함께 다듬은 셈이다.

물론 저회전 영역을 희생한 것도 아니다. 노면이 뚜렷한 오르막이 아니라면, 스로틀을 굳이 열지 않고 클러치 레버만 천천히 물려줘도 바이크는 매끄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도심에서 반복되는 정지와 출발에서도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느낄 만한 순간이 없다. 타이어가 몇 바퀴 구르며 회전수가 3000rpm을 살짝 넘기면, 그때부터는 경쾌한 반응과 함께 힘 있게 가속해 나간다.

지크서 SF250은 최대토크 22Nm(2.2kgf·m)를 7300rpm에서 발휘한다. 스펙 그대로라면 7000rpm 전후에서 스로틀 응답이 한 차례 피크를 맞는 셈이다. 실제로 그 영역에 들어서면 오른손의 움직임에 맞춰 엔진 회전수가 생각한 대로 따라붙는다. 거기서 조금만 더 힘을 보태면, 타코미터 바 그래프가 10000rpm부터 시작되는 레드존으로 단숨에 뛰어들 것 같은 기세로 치솟는다.

라이더는 레브 리미터에 걸리지 않게, 그러나 회전수를 지나치게 떨어뜨리지 않게, 스로틀과 시프트 페달을 정교하게 오가며 주행을 조립해 나간다. 이 리듬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무척 즐겁다.

◆ ‘다루기 쉽다’는 말이 곧 ‘심심하다’는 뜻은 아니다

도심에서는 저회전 영역의 두툼한 힘에 몸을 싣고, 와인딩에 들어서면 고회전대의 펀치를 활용해 코너와 코너를 물 흐르듯 이어간다. 이런 주행을 상식적인 속도 범위 안에서 충분히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이 모델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이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는 제원상 특별할 것 없는 구성이다. 하지만 가벼운 차체 덕분에 자세를 제어하는 감각과 제동력에 대한 신뢰감이 충분히 뒷받침된다. 여기에 더해, 핸들링과 접지감을 좌우하는 전후 타이어에 레이디얼 타입을 선택한 점에서, 스포츠 라이딩을 바라보는 스즈키의 시선이 얼마나 진지한지 읽을 수 있다.

보통 ‘잠재력을 끌어내기 쉽다’거나 ‘다루기 쉽다’는 평가는, 그 속에 어딘가 ‘절대적인 출력은 아쉽다’는 속내를 품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크서 SF250에는 그런 뒷맛이 없다. 이 바이크는 초보 라이더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관용을 지니는 동시에, 숙련 라이더가 몸과 머리를 모두 동원해 엔진 회전수, 기어 선택, 라인 설정 하나하나의 정밀도를 끌어올리는 라이딩에도 충분히 호응한다.

그야말로 포용력이 깊은 스포츠 바이크 한 대로 완성된 셈이다.

■ 5성 평가
파워 소스: ★★★★
핸들링: ★★★★
다루기 쉬움: ★★★★★
쾌적성: ★★★★
추천도: ★★★★★

이타미 다카히로|모터사이클 저널리스트
1971년 교토 출생. 1998년 네코 퍼블리싱에 입사해, 2005년 자사 발간 2륜 전문지 『클럽맨』 편집장에 올랐다. 2007년 퇴사 후에는 프리랜서 작가로 전향해 2륜과 4륜 매체를 중심으로 집필을 이어오고 있다. 레이싱 라이더로도 활동하며, 맨섬 TT,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클라임, 스즈카 8시간 내구 로드 레이스 등 국내외 레이스에 출전해 왔다. 서킷 주행회와 시승회에서는 인스트럭터로도 활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