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카티의 신형 ‘하이퍼모타드 V2’ 국제 시승회가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렸다. 무대는 모데나 서킷이었다. 두카티의 테스트도 진행되는 홈 코스에서 느낀 것은 ‘모타드’의 틀을 넘어선 자극적인 스포츠 성능이었다.
◆ ‘하이퍼’라는 이름이 말해 주는 과격함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하이퍼모타드’는 어떤 존재인가.
일반적인 슈퍼모타드가 오프로드에서 비롯된 단기통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 달리, 두카티는 초대 모델부터 강력한 L형 2기통 엔진과 높은 강성의 트렐리스 프레임을 조합해 온로드 성능을 철저히 추구해왔다.
‘하이퍼’라는 이름은 바로 그 과격함을 말해준다.
등장 20주년을 맞은 올해, 4세대 최신 모델은 큰 진화를 이뤘다.
가장 큰 화제는 새로 설계한 890cc V형 2기통 엔진이다. 기존 데스모드로믹 밸브 구동 방식을 없애고 밸브 스프링 방식을 채택해 경량화와 내구성을 모두 잡았다.
120마력을 내면서도 다루기 쉬운 성격까지 높였다.

차체도 새로워졌다. 전통적인 트렐리스 프레임 대신 알루미늄 모노코크 프레임을 채택했다. 새로 설계한 스윙암과 함께 이전 모델보다 약 13kg을 줄였다.
상위 사양인 SP는 무게를 더 줄여 177kg이라는 놀라운 가벼움을 실현했다. 여기에 6축 관성측정장치를 바탕으로 한 최신 전자제어도 탑재했다.
주목할 부분은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코너를 도는 ‘슬라이드 바이 브레이크’ 기능이다. ABS, 트랙션 컨트롤, 퀵시프터 등도 기본 장비로 들어간다.
신형 V2는 ‘초 슈퍼모타드’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높은 완성도에 도달했다.
◆ 라이더를 끓어오르게 하는 경쾌한 V트윈

사이드스탠드를 접고 차체를 일으키는 순간부터 가볍다. 수치상 무게는 177kg이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대형 바이크 특유의 묵직함이나 위압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880mm의 높은 시트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 자체로 기분을 끌어올린다.
날씬하게 다듬은 시트 덕분에 처음부터 바이크와 하나 되는 감각이 짙고, 출발하자마자 몸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신형 V2는 그동안 두카티가 소중히 여겨온 전통을 다시 바라보면서, ‘달리는 즐거움’을 더 순수한 형태로 다듬어냈다.
신세대 890cc V트윈 엔진은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다. 그러면서도 스로틀을 여는 순간 저회전부터 강한 토크가 솟아오르고, 코너 탈출에서는 앞바퀴가 살짝 떠오른다.

이것이 IVT, 즉 흡기 가변 밸브 타이밍의 힘일까. 그렇다고 무섭지는 않다. 거칠게 몰아붙인다기보다, 라이더에게 맞춰 함께 가속해가는 느낌이다.
고회전까지 단숨에 치솟는 엔진은 그 자체로 상쾌하다. 어느새 계기판은 생각보다 훨씬 높은 숫자를 가리키고 있다.
코너에 들어서면 이 바이크의 매력은 더 깊어진다. 시선을 향하는 순간, 차체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듯 움직인다.
SP 사양의 올린즈 서스펜션과 단조 휠은 노면 정보를 섬세하게 전하면서도 라이더를 긴장시키지 않는다.
넓은 핸들바에 가볍게 역조향을 주는 것만으로도, 몸의 연장처럼 깊게 차체가 눕는다. 그 경쾌함은 900cc급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슬라이드 바이 브레이크’다.
코너를 향해 차체를 눕히면서 브레이크 페달을 과감히 밟으면, 전자제어가 알아서 부드러운 슬라이드를 끌어낸다.
다만 그에 맞는 진입 속도와 담력은 필요하다. 필자는 거기까지 끌고 가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과감한 라이딩’을 부드럽게 밀어주는 감각은 분명히 있었다.
◆ 단순히 빠르기만 한 스포츠 바이크가 아니다
이상하게도 하루 종일 서킷을 달렸는데 피로감은 놀라울 정도로 적었다.
가벼움과 다루기 쉬운 성격이 라이더의 체력뿐 아니라 마음에도 여유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신형 하이퍼모타드 V2는 단순히 빠르기만 한 스포츠 바이크가 아니다. 코너를 돌 때마다 마음이 튀어 오르고, 스로틀을 열 때마다 감정이 고조된다. 그런 ‘바이크를 타는 즐거움’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모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