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2025년에 현대와 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91.7억달러(약 12조 2,200억 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애초 목표였던 74.5억달러(약 9조 9,200억 원)를 23% 웃돈 실적이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성과가 대형 전동화 부품의 신규 수주, 고부가가치 전장 부품 공급 확대,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공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EV 보급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당수가 신차 출시 계획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목표를 넘어선 수주를 이끌어냈다. 회사는 최근까지 이어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선행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왔고, 이 기술력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구체적인 해외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2026년 글로벌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약 30% 늘어난 약 118.4억달러(약 15조 1,700억 원)로 제시했다. 이 목표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핵심 부품 수주에 더해, 지역별 판매 전략과 주요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 모듈 수주 확대가 반영돼 있다.
2025년 현대모비스는 북미와 유럽의 두 개 주요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배터리 시스템 어셈블리(BSA), 샤시 모듈 등 핵심 전동화 부품 공급 계약을 따냈다. 계약 관행과 비밀유지 의무, 양산 전 설계 변경 가능성 등을 고려해 고객사 이름과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회사는 이들 수주가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부품과 모듈 수주를 기반으로 한 장기 파트너십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BSA, 샤시 모듈과 같은 대형 부품은 생산 설비와 물류 시스템에 대한 공동 투자를 필요로 해, 통상 10~20년 이상 이어지는 장기 공급 계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회사는 2005년 크라이슬러(현 스텔란티스)에 샤시 모듈 공급을 시작한 이후 20년 넘게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모비스는 고부가가치 사업 부문인 전장 부품에서도 견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북미의 또 다른 주요 고객사로부터 첨단 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 제품을 수주했고, 세단 중심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사운드 시스템 공급 확대에도 합의했다.
이번에 수주한 차세대 HMI는 모비스가 글로벌 시장 리더 제품으로 키우고 있는 핵심 전장 부품으로, 경쟁사와 확연히 구분되는 앞선 기술력이 강점이다. 회사는 현재 다른 글로벌 고객사들과도 수주 물량 확대를 위한 협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사운드 시스템은 모비스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또 하나의 전략 제품군이다. 그동안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자국에서 개발한 사운드 시스템을 선호해 왔지만, 모비스는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이 진입 장벽을 돌파했다.
한편 모비스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브레이크, 스티어링, 안전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의 고객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현지 브랜드 맞춤형 부품 공급 전략이 시장 점유율의 꾸준한 상승과 함께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도 차별화된 조달 경쟁력을 무기로 현지 EV 브랜드로부터 신규 수주를 연이어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