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등장한 트라이데ント800, 스포츠와 편안함의 절묘한 조화!

사가와 켄타로우 | 2026.02.08

트라이엄프에서 새롭게 선보인 ‘트라이던트 800’은 미들 클래스에 속하는 로드스터다. 카울이 없는 네이키드 특유의 경쾌한 느낌 위에, ‘TRIDENT(삼지창)’라는 전통 있는 이름을 다시 얹은 모델이다.

2026년형을 거치며 크게 진화한 ‘트라이던트 660’의 상위 모델 격이지만, 막상 마주해 보면 “배기량만 키웠다”는 말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차이가 금세 드러난다.

◆개성이 또렷한 외관, 다루기 쉬운 3기통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존재감 있는 디자인이다. 미래적인 분위기 속에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부드러운 곡선을 녹여 넣어, 어디선가 영국차 특유의 온기 있는 온도가 느껴진다. 660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인상은 더 근육질이고 스포티하다. 두 대를 나란히 세우면 성격 차이가 분명하지만, 동글동글한 실루엣 덕분에 친근함은 그대로다.

엔진은 이제 트라이엄프의 아이콘이 된 수랭 병렬 3기통이다. 배기량은 798cc까지 키웠고, 최고출력은 115ps. 수치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진짜 가치는 출력이 올라오는 방식에 숨어 있다.

저회전 영역부터 토크가 매끈하게 솟아오르고, 중회전에서는 묵직하게 밀어붙이며, 고회전으로 갈수록 한 번 더 터지듯이 치고 나간다. 3기통 특유의 허스키한 배기음에 고주파 흡기음이 겹쳐지는 사운드는 귀를 완전히 사로잡는다. 괜히 쓸데없이 회전을 올려 보고 싶어질 정도다.

시동을 걸고 달리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참 다루기 쉽다”는 것. 2000rpm 전후에서도 스로틀을 망설임 없이 열 수 있을 만큼 엔진이 안정적이고, 반응도 거칠게 튀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이번 해외 시승 무대였던 키프로스섬에서는 좁은 시내 구간부터 교외 와인딩까지 거의 2~4단만으로 커버할 수 있었다. 스포츠성이 분명한데도 피로감이 적은, 묘하게 여유 있는 리듬이다.

◆업라이트 포지션과 편한 발 착지, 뉴트럴하면서도 경쾌한 핸들링

라이딩 포지션은 비교적 업라이트에 가깝다. 시야가 시원하게 트이고 시트 고도도 과하지 않아, 발이 바닥에 여유 있게 닿는다. 몸에 힘을 주지 않고 타기 좋은 포지션이다. 휠베이스는 1,402mm로 짧은 편이라 타이트한 코너에서 방향을 가볍게 바꿔 준다. 낮은 회전수에서도 토크가 든든해 U턴이나 저속에서의 차체 다루기도 여유롭다. 도심에서 괜히 긴장하지 않고 탈 수 있다는 점은, 출퇴근이나 일상 주행에서 큰 강점이다.

핸들링은 뉴트럴하면서도 경쾌하다. 그 와중에도 프런트 타이어의 접지감이 손에 잡히듯 전해지고, 서스펜션은 노면을 부드럽게 따라가며 라이더를 안심시킨다. 미쉐린 로드6 타이어와의 조합도 훌륭하다. 주행 중 폭우를 만나는 등 날씨가 수시로 변하는 산길에서도 불안감이 크지 않았다. 전자제어 개입 역시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고, 레인 모드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앞장서지 않는다. 애초에 이 엔진 자체의 트랙션 성능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브레이크는 레버를 잡는 순간의 ‘터치’가 명확하고, 제동력도 서서히 올라와 코너 진입에서 속도를 깎기가 수월하다. 업·다운 모두 지원하는 퀵시프터도 작동이 매끄럽고 이질감이 없다. 코너링 중에도 발끝만으로 기어 변속을 깔끔하게 끝낼 수 있다는 사실이 이 바이크의 완성도를 말해 준다.

◆힘주지 않아도 즐거운, 어번 로드스터

이제 이 모델의 성격을 짚어 보자. 같은 3기통이라도 ‘스트리트 트리플 765 RS’가 서킷까지 염두에 둔 “공격적으로 달리고 싶은 라이더”를 향한 머신이라면, 트라이던트 800은 훨씬 라이더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온다. 그렇다고 얌전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기분 좋게, 적극적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을 겨냥해 정확히 균형점을 찾아낸 느낌이다. 660에서 이쪽으로 스텝업한다면, 엔진의 여유와 주행 감각의 농도가 한층 짙어졌다는 것을 단번에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외관은 날렵하고 스마트하며, 거동은 가볍고 직관적이다. 그러면서도 라이딩 자체의 재미는 분명하게 살아 있다. 시내 주행은 물론, 가벼운 근교 투어까지 거뜬히 소화하는 활동 범위도 매력적이다. 트라이던트 800은 ‘힘을 빡 주고 달리지 않아도 충분히 기분 좋은’ 요즘 스타일의 어번 로드스터다. 이런 식의 “딱 알맞은 미들급”이 결국 가장 오래 곁에 두게 되는 동반자가 될지도 모른다.

■ 5점 만점 평가
파워트레인: ★★★★★
핸들링: ★★★★★
조작성: ★★★★★
편안함: ★★★★
추천도: ★★★★★

사가와 겐타로|모터사이클 저널리스트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한 뒤 출판·프로모션 컨설팅 회사를 거쳐 독립했다. 편집자를 거쳐 현재는 저널리스트로서 이륜차 전문지와 웹 매체에서 활동하는 한편, ‘라이딩 아카데미 도쿄’ 교장을 맡아 세이프티 라이딩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주)모토 마니악스 대표이자 바이크 영상 저널 ‘MOTOCOM’ 편집장. 일본교통심리학회 회원이며 MFJ 공인 인스트럭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