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3월 12일, 사업 환경 변화 등을 반영해 사륜 전동화 전략을 재검토한 결과, 2027년 출시를 예정했던 ‘0 시리즈’ 2종을 포함한 EV 3개 차종의 개발·출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서는 “그 EV 개발을 정말 접는다고?”, “0 시리즈의 디자인이 그렇게 좋았는데…”라는 반응이 잇따르며 충격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혼다는 “2050년까지 혼다가 관여하는 모든 제품과 기업 활동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특히 승용차를 비롯한 소형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장기적으로 EV가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보고 EV 보급을 향해 전략의 키를 과감히 EV 쪽으로 돌려 왔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내연기관(ICE)과 하이브리드 차량 사업이 타격을 입고, EV 개발에 리소스를 집중한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최근 사륜 사업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
여기에 더해 혼다의 사륜 사업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크게 바뀌며, 앞날을 가늠하기 힘든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다. 애초 혼다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엄격한 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미래 모빌리티 제조사로서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전동화에 속도를 높여 왔다. 그러나 미국에서 화석연료 규제가 완화되고 EV 보조금 정책이 재조정되면서, EV 시장 확대 속도는 분명히 둔화되고 있다.
또 중국과 아시아에서는, 자동차에서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연비나 실내 공간 같은 하드웨어에서, 사용자 취향에 맞춰 계속 업데이트되고 진화하는 소프트웨어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런 변화를 발판 삼아, 신흥 EV 업체들은 짧은 개발 주기로 신차를 내놓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영역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급부상했고,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이런 거센 경쟁 속에서 혼다는 신흥 EV 업체들에 비해 ‘가성비’ 면에서 충분히 설득력 있는 상품을 내놓지 못했고, 그 결과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같은 사업 환경 변화에 혼다가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 관세 여파로 인한 ICE·하이브리드 차량 수익 악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혼다의 사륜 사업은 극도로 어려운 수익 구조에 빠져들었다.
혼다는 이런 수익 악화를 서둘러 되돌리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해 왔다. 그 과정에서, EV 수요가 크게 꺾인 현재의 시장 환경에서 생산과 판매를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손실만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미국 생산을 계획했던 EV 3개 차종, ‘Honda 0 SUV’, ‘Honda 0 세단’, 아큐라 ‘RSX’의 개발·출시를 중단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혼다는 2026년 3월 결산 기준 연결 실적에서 8,200억~1조2,000억 엔(약 74조5,400억~약 109조800억 원)의 영업 비용과 1,100억~1,500억 엔(약 10조~약 13조6,400억 원)의 지분법 적용 투자손실을 반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같은 기간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3,400억~5,700억 엔(약 30조8,600억~약 51조8,100억 원)의 특별손실을 계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다음 회계연도 이후 연결 실적에서도, 앞서 언급한 사륜 전동화 전략 재검토와 관련해 추가 비용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2026년 3월기 손실과 합산하면 최대 2조5,000억 엔(약 227조2,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혼다는 추산하고 있다.
◆ SNS에 쏟아진 반응은…
이번 혼다의 발표는 X(옛 트위터)에서 자동차 마니아는 물론 투자자들에게까지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혼다가 정말 급하게 핸들을 꺾었네. 0 시리즈의 실루엣이 그렇게 멋졌는데…
혼다가 그 EV 개발을 진짜로 접는다고?
0 시리즈는 오랜만에 혼다 차에 다시 설렘을 느끼게 해준 모델이었는데.
언젠가는 EV도 차를 살 때 자연스럽게 고르는 선택지 중 하나가 될 테니, 이 시리즈는 이어 갔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그냥 너무 이른 타이밍이었을 뿐이야.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장사는 정말 어렵다.
유럽 메이커들이 ‘완전 EV 전환’ 포기를 선언했을 때, 혼다도 같이 한발 물러섰어야 했던 건가…
혼다가 적자로 돌아섰다니, EV 사업이 미친 영향이 정말 크네.
이처럼 0 시리즈 개발 중단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부터, 혼다가 밀어붙이던 ‘EV 올인’ 전략이 과연 옳았느냐를 되묻는 댓글까지, 반응은 엇갈리지만 뜨겁다.
한편 혼다 팬으로 보이는 이용자들은 이런 응원의 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혼다는 스포츠 노선을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가능한 범위 안에서, 엔진 메이커다운 주행 감각을 끝까지 파고든 차를 계속 만들어줬으면 한다.
역시 혼다는 EV가 아니라, VTEC을 얹은 차를 계속 만들어야지.
혼다가 잘하고, 또 꾸준히 팔리는 볼륨존에 제대로 힘을 실어주기만 하면 된다. 넓은 경차, 가족용 미니밴, TYPE R 같은 스포츠카. 혼다에 반한 사람들은 혼다의 매력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지금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고, 오히려 앞으로 더 재미있는 전개가 나올지도 모른다!
이번 방향 전환이 훗날 ‘용단’이었다고 평가받기를 바란다. 혼다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위기 때의 혼다는 꼭 한 번씩 일을 내 왔다고 믿고 있다.
이렇듯 혼다를 향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도 적지 않게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