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째로 열린노스탈직 2데이즈는 이틀 내내 관람객으로 붐비며 대성황을 이뤘다. 전국에서 모여든 올드카 전문 숍들도 혼신을 다해 준비한 차량들을 선보였다.
그 가운데 겉으로 보기에는 소박하지만, 유난히 많은 시선을 끌어당긴 전시물이 있었다. 이스즈의 올드카를 주로 다루는 도쿄도 하무라시에 자리한 노포 숍 ‘이스즈스포츠’가 가져온 두 대의 차였다.
그중 한 대가 1964년식 ‘와스프’다. 이스즈가 1963년부터 1971년까지 생산·판매한 적재용량 1톤급 소형 보닛 트럭으로, 오늘날로 치면 픽업트럭에 해당한다. 당시 베스트셀러는 닛산 ‘닛산트럭’이었고, 히노 ‘브리스카’, 토요펫 ‘라이트스타우트’, 다이하쓰 ‘하이라인’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 치열한 시장에 이스즈도 와스프를 내세워 승부를 걸었다.
이번 행사에서 이스즈스포츠는 평소 판매 중인 ‘벨렛’, ‘117 쿠페’, ‘피아차’ 등과 나란히, 당시의 공기를 그대로 머금은 와스프 한 대를 세웠다. 여기에 또 다른 시대의 ‘벨렛’을 와스프로 견인하는 장면을 연출해, 시골 변두리의 버려진 자동차를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쿠사히로’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첫인상만 보면 와스프는 벨렛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자칫 ‘벨렛 트럭’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다른 차다. 전면 마스크와 캐빈 디자인은 벨렛을 따르지만, 독립된 러더 프레임 구조에 앞 서스펜션은 토션바, 뒤는 리프 리지드 타입 등, 구성 자체는 온전한 트럭이다. 벨렛과는 엄연히 별개의 차종인 셈이다. 다만 경쟁 모델들이 3인승이었던 것과 달리, 와스프는 승차 정원을 2인승으로 설정했다.
“우리도 실물을 보는 건 처음입니다.” 이스즈스포츠 담당 직원의 이 한마디가, 와스프가 얼마나 희귀한 차인지 말해준다. “중부 지역의 한 목재 도매상 창고에 넣어둔 채로 보관되고 있었습니다. 목재가 습기를 듬뿍 머금고 있던 덕분에, 차도 기적적으로 남아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 와스프 뒤편에 세워져, 한층 더 세월의 냄새를 풍기던 벨렛 GT는 레이싱 사양 모델이다. 이쪽도 1964년식. 15년이 훌쩍 넘기 전에 레스토어 의뢰를 받고 맡아 둔 개체로, 경량화를 위해 유리를 아크릴 소재로 바꾸고, 대형 카뷰레터 등 당시의 스포츠 키트를 그대로 품고 있다.
“레이스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와스프로 벨렛을 끌고 오다가 그 자리에 털썩 멈춰 선, 쇼와 시대의 한 장면을 재현해 봤습니다. 부품 수급이 워낙 어려워 완전 복원이 정말 힘들어요. 그래도 정성을 다해 새 차처럼 복원할지, 아니면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보존할지…… 아직 고민 중입니다. 너무 귀한 차라 차라리 손대지 않은 미복원 상태로 남겨 두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담당 직원은 이렇게 털어놓았다. 반짝반짝한 전시 차량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이 소박한 한 구석의 연출 앞에서는 “놀랍다”, “처음 본다”는 관람객들의 감탄이 잇따랐다.
시상식에서는 이스즈와 닛산에서 수많은 명차를 디자인해 온 카디자이너 나카무라 시로의 이름을 딴 상을 수상하며,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