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장 지연, 유럽 배터리 산업 붕괴 직전!

모리와키 미노루 | 2026.02.26

유럽 배터리 제조업체 ACC가 프랑스 북부 공장에서의 증산 지연과 독일·이탈리아 신규 공장 건설 계획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ACC는 유럽산 배터리의 본격 양산을 목표로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2300명의 임직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ACC 배터리는 이미 수천 대의 푸조, 오펠, DS 브랜드 차량에 탑재돼 있으며, 기술 수준은 업계 최첨단으로 평가된다. 생산 라인은 2개월 전과 비교해 모듈 생산량을 2배로 끌어올렸고, 불량률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북부 공장 가동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재무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회사는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중대한 과제들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기차(EV)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속도는 초기 전망에는 못 미친다.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업체와의 거센 경쟁 속에서 요동치는 시장에 번민하고 있다. 2023년부터 2025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던 공격적 투자 기조는, 지금은 한층 보수적이고 신중한 태도로 바뀌었다.

이런 기류는 ACC를 비켜가지 못했다. 고객사들의 불확실한 태도가 새로운 중·장기 프로젝트 착수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ACC 내부에서도 일부 부문은 기존 배터리의 양산을 숨 가쁜 속도로 이어가는 반면, 보르도·브루주와 넬삭에 기반을 둔 개발 부문은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 지연에 비례해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위축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면서도, 한시적 휴업 등 적절한 고용·운영 조치를 검토·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CC는 가능한 한 유럽연합(EU)과 프랑스 국내에서 부품과 소재를 조달하는 방식을 우선해, 유럽 제조업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을 감안할 때 지금 독일과 이탈리아에 새 공장을 짓는 것은 무책임한 결정에 가깝다고 ACC는 판단했다. 특히 새 공장이 향후 수년간 충분한 물량의 신제품으로 라인업을 채우지 못할 것이 사실상 확실하기 때문이다. ACC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카이저슬라우테른과 텔모리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조건을 둘러싸고, 독일·이탈리아 팀과 최근 건설적인 협의를 시작했다.

ACC는 유럽 배터리 산업이 아직 역사는 짧지만, 지금 분명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그리고 그 경고가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의 진단이다. 2024년 9월에 나온 한 보고서는 ‘재산업화’란 무엇보다 전략적 핵심 산업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의미한다는 점을 유럽에 다시 일깨웠다. 이 같은 진단이 제시된 지 18개월이 지났지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2기 집행부가 이 보고서를 토대로 내놓은 핵심 정치 구상, 이른바 ‘경쟁력 나침반’은 여전히 방향만 제시하는 틀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전직 중앙은행 총재가 권고했듯, 연간 7,500억~8,000억 유로(약 1,071조~1,142조 원) 규모의 대규모 재정을 실제로 투입하는 실행이 더는 미뤄질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ACC는 공공 부문과 민간 혁신 세력이 손을 맞잡을 때에만 이 산업이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다며, 양측의 연대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