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인가? 야마하의 재생 공간, 리제라보의 진화!

미야자키 소토. | 2026.02.18

야마하 발동기가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에 마련한 공창(共創) 공간 YAMAHA MOTOR Regenerative Lab(리제라보)에 오토바이 부품을 활용한 가구가 새로 더해졌다. 17일, 기획·디자인과 제작을 맡은 ‘공간 제작’ 기업 센바와 함께 4종의 아이템을 공개했다.

리제라보는 야마하가 자연·인간성·커뮤니티를 더 나은 상태로 되살리는(Regenerative) 것을 목표로, 2024년 10월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에 문을 연 공창 거점이다. 채용 활동이나 학생 초청 행사에 활용되는 것은 물론, 외부 기업 워크숍의 장으로도 쓰이고 있으며, 개소 이후 약 1만 명이 이곳을 이용하며 그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창’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공간을 총괄한 곳이 바로 ‘공간 프로듀스 기업’ 센바다. 약 80년 역사를 지닌 이 회사는 비즈니스 공간, 대중교통 공간, 상업시설, 병원, 숙박시설 등 여러 장르의 공간을 국내외에서 설계·구축해 왔다. 리제라보에서는 사용 가구의 기획 디자인·설계·시공부터 아트워크 기획·전시, 로고 디자인, 사인 제작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토털 프로듀스를 맡았다.

이름에 담긴 ‘재생’을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주기 위해 센바는 야마하 제품의 제조·운송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폐자재를 업사이클(폐자재 등을 활용해 다른 제품으로 격을 높이는 것)해 집기와 가구를 제작했다. 방문객에게 이러한 스토리를 들려주며, ‘재생’이라는 개념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하는 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공간 안에는 야마하가 제조하던 FRP제 풀장 폐자재로 만든 테이블과 벤치는 물론, 보트 운반용 대차와 보트 핸들, 운송 시 사용하는 포장재 등으로 만들어진 집기와 가구가 놓여 있다. 이를 1차 시리즈로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 공개된 2차 시리즈에서는 ‘오토바이’를 테마로 실제 부품을 활용한 가구를 제작했다. 야마하 오토바이가 선사해 온 ‘감동’과 ‘놀이의 즐거움’, 그리고 그 이면을 떠받쳐 온 제조 장인들의 기술을 새로운 형식으로 되살려 낸 셈이다.

◆ 오토바이 부품과 장인 기술이 탄생시킨 특별한 ‘가구’

이번에 공개된 가구는 단조 부품을 품은 ‘단조 테이블’, 야마하의 명차 ‘SR400’과 스포츠 바이크 ‘YZF-R25’의 도색을 재현한 ‘도색 테이블’, 그리고 엔진 실린더와 피스톤을 활용한 ‘기어 체인 조명’이다.

단조 테이블은 야마하의 제조를 뒷받침해 온 단조 기술을 디자인의 핵심에 두고, 금속이 가진 힘과 아름다움을 시각화했다. 단조 부품을 레진에 봉입해 5층 구조로 만들며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두께 50mm의 상판 안에서 부재의 위치와 높낮이를 달리 배치해,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을 드러내도록 했다.

도색 테이블 가운데 ‘SR 시리즈 모델’은 SR400의 7주년 모델, 40주년 모델, 파이널 에디션을 상징했던 ‘선버스트 도색’을 재현했다. 야마하 내부에서도 단 두 명뿐이라는 장인이 손작업으로 마무리하는 이 도색을 테이블 상판에 입혀, SR400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장인에 대한 경의를 담아냈다. 디자인에는 SR400을 상징하는 ‘황금비’도 반영됐다.

‘R25 모델’은 YZF-R25의 스케치에서 모티브를 얻어,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속도감’을 도색으로 표현했다. 테이블 다리에는 실제 YZF-R25에 쓰이는 프런트 포크 4개를 그대로 사용했다.

기어 체인 조명은 ‘엔진의 기능미를 직접 만지고 배우는 조명’을 콘셉트로 한다. 두께 8mm의 알루미늄 일체 성형 베이스 위에 실제 4스트로크 엔진의 기구를 그대로 올렸다. 사용자가 핸들을 손으로 돌리면 기어가 서로 맞물리고, 실제 엔진 내부와 마찬가지로 피스톤이 상하로 움직인다. 압축과 폭발 타이밍에 맞춰 LED가 점등되는 장치도 더했다.

빛을 확산하는 셰이드 부분에는 도색 공정에서 쓰이던 ‘행어(걸이 부품)’를 뼈대로 삼고, 연료탱크용 데칼 자투리를 패치워크처럼 배열했다. 폐자재 틈새로 새어 나오는 불규칙한 빛이 엔진의 박동을 극적으로 연출해 준다는 설명이다.

이들 가구는 지금으로서는 리제라보를 찾아야만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다. 다만 앞으로 열릴 각종 이벤트에서 일반에 공개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오토바이 팬과 야마하 팬이라면 리제라보의 향후 행보에도 눈여겨볼 만하다.

◆ 또 하나의 리제너레이션, 재생의 다른 얼굴

1차 시리즈가 폐자재 업사이클을 테마로 삼았다면, 2차 시리즈에서 다룬 것은 오토바이 부품과 야마하의 기술 그 자체다. 단순한 폐자재 재생과는 궤가 다르다.

이번 기획의 의도에 대해, 디자인을 맡은 센바 EAST사업본부 Design Direction Division의 다구치 유우토 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모터사이클 사업부에서는 공장 내 재활용과 자원 관리가 철저해, 이른바 폐자재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단지 버려지는 자재를 활용하거나 업사이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랜 세월 다져 온 기술과 야마하 발동기의 장인정신을 어떻게 되살리고 다음 세대에 전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그것 역시 리제너레이션의 중요한 한 형태라고 보고, 이번 프로젝트의 테마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야마하 측에서 주도한 야마하 발동기 MC기획솔루션부 기획관리그룹의 스즈키 미유 씨도 이렇게 덧붙였다. 오토바이의 매력은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동을 전하기 위해 품질과 외관을 끝까지 고집하는 장인들의 기술과 마음이 제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가구를 통해, 우리 회사의 이런 제작 철학을 자연스럽게 느껴 보셨으면 한다는 바람이다.

하나의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가려는 리제라보는, 아직 진화의 여지를 넉넉히 남겨두고 있다. 야마하 발동기 기술·디자인통합전략부 공창추진그룹의 히가시야마 다이치 씨는 앞으로의 방향을 이렇게 내다본다.

리제라보는 완성형 공간이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이들과 함께 공창을 이어 가며 그때그때 형태를 바꿔 성장해 가는 스페이스다. 만남과 대화, 토론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시각과 가치관, 사물을 보는 여러 관점이 더해질수록, 이곳에서 태어나는 프로젝트들 역시 계속해서 업데이트해 나가고자 한다. 리제라보와, 이곳에서 앞으로 펼쳐질 공창 프로젝트들을 계속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