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GT 무대에서 25년 동안 질주해 온 한 남자가, 이번에는 속도가 아닌 소리를 이야기했다. 주인공은 레이싱 드라이버 출신 감독, 마쓰다 쓰기오. 지난 시즌까지는 현역 드라이버로 싸웠고, 올 시즌부터는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 자리로 옮겼다. 그런 그가 오사카 오토메세 2026 마지막 날(2월 15일), 파이오니어 카로체리아 부스 무대에 올라 토크쇼를 열었다.
애마인 닛산 ‘스카이라인 GT-R (BCNR33)’에 장착한 사이버 내비와 스피커 이야기를 꺼내자, 대화는 단순한 카 오디오 제품 소개를 훌쩍 넘어섰다. “RB26 엔진이 들려주는 소리와 음악이 함께 ‘협연’하는 감각이, 정말 뭐라 말로 옮기기 힘들 정도로 기분 좋더라고요.” 그의 이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한때는 묵직한 저음에 몸을 맡기고, 그저 ‘달리는 행위 그 자체’를 만끽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찾는 것은 속도를 덮어버리지 않는 소리, 과하게 튀지 않는 존재감, 그리고 엔진음과 음악이 편안하게 공명하는 균형이다. 어쩌면 그것이, 드라이버에서 감독으로 역할이 바뀐 지금, 그가 선 자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풍경일지도 모른다.
◆ 달리기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순간이 온다
마쓰다와 카로체리아의 인연은 닛산 ‘180SX’에서 시작됐다. 막 운전면허를 딴 그는 밤마다 혼다 ‘시빅 SiR’을 몰고 나가, 말 그대로 달리는 재미만을 순수하게 즐기던 때가 있었다고 회상한다. 배경음악은 유로비트, 하마사키 아유미, 고무로 패밀리 사운드. 묵직한 저음을 가슴 깊숙이 울리며, 고속도로를 누비고, 산길을 타고 오르내리며 이곳저곳을 밤새 달렸던 기억이 또렷하다. 나름 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180SX 한 대가 순식간에 그를 스쳐 지나갔다. 금세 점처럼 멀어져 가는 180SX의 테일램프를 바라보며, 분함과 동경이 뒤섞였던 젊은 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그는 결국 그때 동경하던 180SX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예전과 마찬가지로, 몸을 쿵쿵 울리는 임팩트 강한 사운드를 들으며 여전히 ‘달리는 재미’를 즐긴다. 카로체리아 오디오 시스템이 그런 청춘의 한 장면을 다시 되짚고 싶었던 그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 줬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나이는 피할 수 없다. “45세를 넘기면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R33도 사실 젊었을 때 저를 추월해 갔던 차거든요(웃음). 2011년에 구입한 이후 지금까지 줄곧 아끼며 타온, 애착이 큰 애마입니다. GT-R을 워낙 좋아해서, 이 차에는 특히 더 집착에 가깝게 신경을 써왔어요. 서스펜션부터 엔진 세팅까지 정말 수없이 손을 봐왔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달리기’만으로는 어딘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달릴 때 안도감을 주는 느낌을 얻고 싶고, 이 차의 품격에 어울리는 소리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로체리아에 상담을 요청하게 됐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카로체리아와의 첫 만남을 돌아봤다.
◆ 명기 RB26과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협연’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GT-R의 품격에 어울리는 소리”란 어떤 소리일까. 마쓰다가 무엇보다 놀란 점은, 오디오가 엔진음을 덮어버리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명기로 불리는 RB26DETT 직렬 6기통 엔진 사운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악기와 같은 존재다. 카로체리아 시스템은 그 엔진의 ‘연주’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선율의 윤곽을 더 또렷하게 살려주는 방식으로 음악을 포개 올린다.
“볼륨을 굳이 크게 올리지 않아도 음악이 또렷하게 들립니다.” 도로 소음에 묻히지 않는다. 소리가 뭉개지지 않는다. 귀가 피로해지지 않는다. 그가 매료된 지점은 단지 잘 울리는 소리가 아니었다. ‘정돈된 소리’였다. 그리고 그 정돈된 소리는, 엔진이라는 주인공을 빼앗지 않는 힘이기도 하다. 이 섬세한 균형을 만들어내는 주역이 바로 카로체리아의 플래그십 내비게이션 ‘사이버 내비’와 카 오디오 라인업이다.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도어 패널 안에 숨겨진 스피커가 사실 카본 소재로 만들어졌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그래서 음향이 한층 좋아지는 거라고 설명해 주셨죠. 제가 듣고 싶은 곡 위로 RB26 엔진 사운드가 기분 좋게 스며듭니다. 이 절묘한 밸런스가 정말 최고예요. 스피커 하나로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예전에는 전혀 몰랐습니다. 설정 메뉴에서 제 취향에 맞게 음질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참고로 제 세팅 값은 공개돼 있으니, 그대로 적용해 보시면 여러분도 이 밸런스가 얼마나 좋은지 바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내비게이션 자체의 사용 편의성에도 감탄했다. 위치를 잡는 속도, 터널 안에서도 좌표가 틀어지지 않는 안정감, 입체감 있게 표현된 지도가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점까지,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요소들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마음을 끈 것은 시동을 걸자마자 내비 화면에 은은하게 떠오르는 GT-R 전용 오리지널 스크린이다. 애마에 올라타 가장 먼저 마주하는 화면을 자신의 취향대로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의 ‘장난기’를 자극한다. 방금 전까지 ‘어른의 품격’을 이야기하던 그가, 그 순간만큼은 소년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방식이 된 자동차
“녹음된 생생한 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한다.” 이것이 파이오니어가 제품에 담아온 핵심 철학이다. 그리고 그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을 집요하게 갈고닦아 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 메시지는 마쓰다에게도 분명하게 닿았다.
“스피커를 바꾸고 나니, 자연스럽게 듣고 싶은 음악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유로비트나 팝, 해외 댄스 음악처럼 다이내믹하고 복잡한 사운드를 주로 즐겼어요. 물론 나이 탓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은 나가부치 쓰요시의 잔잔한 곡을 찾아 듣기도 하고, 재즈 같은 장르에도 슬슬 손이 가더라고요. 예전에는 전혀 관심 없던 음악이었는데, 피아노 소리 한 음 한 음이 또렷하게 들리는 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음질에 맞춰 곡을 고르고 싶어졌달까요. 자동차에서 음악이 이렇게까지 중요한 요소라는 걸 이번에 처음 실감했습니다. 덕분에 드라이브를 즐기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주행 도구’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마쓰다의 변화는 그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예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후방 카메라와 블랙박스의 편리함도 새삼 체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안전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선택은, 어른이 된 뒤에야 비로소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달릴 수 있을지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안심하고 달릴 수 있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드라이버 시절 한계를 넘나들며 달려온 그는, 이제 감독으로서 수십 명의 스태프와 드라이버를 이끄는 위치에 서 있다. 누군가 한 사람만 튀어 오르는 팀이 아니라, 전체의 균형을 정교하게 맞추는 일. 그 감각은 자동차의 사운드 세팅과도 맞닿아 있다. 너무 세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게, 서로를 돋보이게 만드는 균형. 지금 그가 감독으로서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감각이다.
“결국 자동차라는 건 모든 요소가 함께 ‘협연’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가 이렇게 말할 때 표정에는 잔잔한 여유가 스며 있었다. 25년 동안 속도를 좇아 달려온 끝에, 그가 마주한 것은 과하게 튀지 않는 조화의 편안함이었다. 엔진과 음악, 드라이버와 자동차, 그리고 팀. 모든 요소가 서로를 받쳐 주고, 함께 울려 퍼진다.
그는 ‘함께할 공(共)’이 아니라 ‘서로 도울 협(協)’을 골라 ‘협연’이라는 단어를 썼다. 지금의 마쓰다 쓰기오를 상징하는 글자를 꼽으라면, 바로 그 ‘협’일 것이다.



